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시우입니다.
호치민에서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한국인 A씨는 베트남인 배우자와 결혼을 앞두고 혼전계약서를 준비했습니다. 한국에서 받은 양식을 바탕으로 재산의 귀속과 이혼 시 분할방법을 정하고 공증까지 마쳤지만, 베트남에서 확인해 보니 한국에서 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사실만으로 베트남의 약정 부부재산제가 당연히 성립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베트남에도 한국의 혼전계약과 유사한 제도가 있습니다. 다만 언제 작성했는지, 어떤 형식으로 공증·인증했는지, 국제결혼에서 어느 나라 법을 적용할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특히 한국과 베트남 양국에 재산이 있는 국제부부라면 단순히 계약서 한 장을 작성하는 것보다, 베트남의 약정 부부재산제와 한국 국제사법상 준거법·제3자 대항요건을 함께 설계해야 실제 분쟁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1. 베트남의 혼전계약
약정 부부재산제 · 혼인 전 작성 · 공증·인증

베트남 혼인가족법(Law No. 52/2014/QH13) 제28조는 부부재산제를 법정 부부재산제와 약정 부부재산제(chế độ tài sản theo thỏa thuận)로 구분합니다. 한국에서 흔히 말하는 혼전계약 가운데 재산관계를 정하는 부분이 이 제도에 해당합니다.
제47조가 정한 성립요건은 명확합니다. 혼인 전에 서면으로 작성하고 공증(công chứng) 또는 인증(chứng thực)을 받아야 하며, 효력은 혼인등록일부터 발생합니다. 제48조에 따라 계약에는 공동재산·개별재산의 구분, 각 재산에 대한 권리와 의무, 가족의 필수생활을 위한 재산, 재산제 종료 시 분할방법 등을 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결혼한 뒤 처음으로 이러한 계약을 작성해 제47조의 약정 부부재산제를 새로 만드는 것은 어렵습니다. 반면 혼인 전에 적법한 약정 부부재산제를 이미 선택했다면 혼인 중에도 당사자 합의로 내용을 수정·보완하거나 법정재산제로 전환할 수 있고, 수정계약 역시 공증 또는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변경된 내용은 공증·인증일부터 효력이 발생합니다.
베트남 혼전계약의 핵심은 “혼인 전에 작성 + 서면 + 공증 또는 인증”입니다.
2. 국제결혼의 준거법
베트남법 · 한국 국제사법 · 부동산 소재지법

한국인과 베트남인의 국제결혼에서는 어느 나라 법을 적용할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베트남 혼인가족법 제122조는 외국적 요소가 있는 혼인·가족관계에 원칙적으로 베트남 혼인가족법을 적용하고, 제130조는 외국적 요소가 있는 약정 부부재산제의 적용을 베트남 기관이 판단할 때 베트남 혼인가족법과 관련 베트남 법률을 적용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국제사법 제65조가 적용됩니다. 별도의 선택이 없다면 부부의 공통 본국법, 공통 일상거소지법,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법의 순서로 준거법을 판단합니다. 한국인과 베트남인이 함께 베트남에서 생활한다면 베트남법이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부부가 직접 준거법을 선택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선택할 수 있는 법은 부부 중 한 사람의 본국법, 한 사람의 일상거소지법, 부동산에 관한 경우 그 부동산 소재지법으로 제한됩니다. 합의는 날짜와 양 당사자의 서명 또는 기명날인이 있는 서면으로 해야 합니다.
따라서 “한국법으로 한다” 또는 “베트남법으로 한다”는 문장을 임의로 넣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어떤 재산에 어느 법을 적용할지 국제사법상 허용되는 범위에서 설계해야 합니다.
3. 작성·공증 순서
혼인 전 계약 → 베트남 공증 → 혼인등록 → 한국 재산 검토

가장 중요한 것은 순서입니다.
먼저 한국과 베트남에 있는 재산을 구분하고, 혼인 전 재산·혼인 후 소득·회사 지분·부동산·상속·증여재산을 각각 누구에게 귀속시킬 것인지 정합니다. 그다음 혼인신고 전에 계약서를 작성하여 베트남법상 공증 또는 인증 요건을 갖추는 방식이 가장 안전합니다.
한국에서 먼저 혼인이 법적으로 성립한 뒤 베트남에서 혼전계약을 만들려고 하면 제47조가 요구하는 ‘혼인 전 작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과 베트남의 혼인신고 순서까지 혼전계약 일정과 함께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외국적 요소가 있는 베트남 혼인등록은 2025년 7월 1일부터 면·동급 인민위원회(UBND cấp xã)가 담당합니다. 적법한 서류를 모두 접수한 뒤 처리기간은 원칙적으로 5근무일, 추가 확인이 필요한 경우 최대 10근무일까지 연장될 수 있습니다.
서류 인증절차에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베트남은 2026년 9월 11일부터 아포스티유 협약을 시행하고 있고, Decree 293/2026/NĐ-CP도 같은 날 시행됐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과 베트남 사이에서 협약이 적용되는 공문서는 종전의 영사확인 대신 아포스티유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포스티유는 문서의 진위와 서명·인장의 공적 성격을 확인하는 절차이므로, 베트남 제출을 위한 번역과 번역공증·인증은 별도로 요구될 수 있습니다.
4. 무효·변경과 제3자 관계
자녀 권리 · 재산 이전 · 제3자 대항

혼전계약이라고 해서 모든 내용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혼인가족법 제50조는 민법상 거래의 유효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부부재산제의 기본원칙을 위반한 경우, 또는 부모·자녀 등 가족 구성원의 부양권·상속권과 정당한 권익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경우 약정의 전부 또는 일부가 무효가 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녀 양육비를 일률적으로 면제하거나 향후 자녀의 권리를 배제하는 조항은 혼전계약으로 확정하기 어렵습니다. 회사 지분이나 부동산을 어느 배우자의 재산으로 정할 수는 있지만, 실제 지분이전이나 부동산 권리변경은 기업법·투자법·토지법 등 해당 재산에 적용되는 별도 절차를 따라야 합니다.
제3자와의 관계도 중요합니다. 베트남에서는 약정 부부재산제를 적용하는 부부가 거래할 때 관련 재산제 정보를 거래 상대방에게 제공할 의무가 있고, 이를 알리지 않으면 선의의 제3자가 보호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국제사법 제65조에 따라 외국법상 부부재산제를 한국의 선의의 제3자에게 그대로 주장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외국법에 따라 체결된 부부재산계약을 한국에서 등기하면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습니다. 한국법 자체에 따른 부부재산약정 역시 민법 제829조에 따라 혼인 전에 약정하고, 승계인이나 제3자에게 대항하려면 법정 등기요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 구분 | 베트남 | 한국 |
|---|---|---|
| 기본 근거 | 혼인가족법 제47~50조 | 민법 제829조·국제사법 제65조 |
| 계약 시기 | 혼인 전 | 원칙적으로 혼인 전 |
| 형식 | 서면 + 공증 또는 인증 | 서면, 준거법 합의 시 날짜·서명 필요 |
| 혼인 중 변경 | 기존 약정재산제는 합의 + 재공증·인증 | 한국법상 원칙적 제한, 정당한 사유와 법원 허가 |
| 제3자 보호 | 거래 시 관련 정보 제공 | 등기를 통한 대항력 확보 가능 |
자주 묻는 질문 (FAQ)
Q. 이미 혼인신고를 했습니다. 지금 혼전계약을 작성할 수 있나요?
베트남 혼인가족법 제47조의 약정 부부재산제를 새로 설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혼인 중에도 공동재산의 일부 또는 전부를 분할하는 합의를 할 수 있고, 개별재산의 귀속이나 특정 재산의 관리방법을 별도로 정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미 혼인 전 약정 부부재산제를 적법하게 설정했다면 그 내용의 수정·보완은 가능합니다.
Q. 한국에서 먼저 혼인신고를 하면 어떻게 되나요?
베트남에서 약정 부부재산제의 효력을 확보하려는 경우에는 특히 순서에 주의해야 합니다. 한국에서 먼저 법적으로 혼인이 성립한 뒤 계약을 작성하면 베트남법이 요구하는 혼인 전 작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국제결혼에서는 혼전계약 작성·공증과 한국·베트남 혼인신고의 선후 관계를 미리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한국에서 공증한 혼전계약서를 아포스티유 받으면 베트남에서도 그대로 유효한가요?
아포스티유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계약의 실체적 효력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포스티유는 공문서나 공증문서의 진정성을 국제적으로 확인하는 절차이고, 혼전계약 자체는 별도로 베트남 혼인가족법 제47조의 작성시기와 형식·내용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따라서 베트남에서 실제 적용할 계약이라면 계약 작성단계부터 베트남법 요건을 기준으로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결혼 전에 보유한 한국 아파트도 계약서에 넣는 것이 좋나요?
혼인 전 재산은 원칙적으로 개별재산으로 취급될 수 있지만, 혼인 후 발생하는 임대수익, 매각대금, 재투자재산의 귀속까지 명확하게 정하고 싶다면 계약서에 포함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한국 소재 부동산은 한국 국제사법상 부동산 소재지법을 선택할 수 있고, 한국에서의 제3자 대항관계와 등기문제도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Q. 이혼하면 법원이 혼전계약을 그대로 적용하나요?
계약이 적법하게 성립했고 무효사유가 없다면 부부의 재산관계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다만 미성년 자녀의 양육·양육비·면접교섭 등은 자녀의 복리를 기준으로 법원이 별도로 판단하므로, 혼전계약만으로 이를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베트남 국제결혼에서 혼전계약은 단순히 “이혼하면 재산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를 적어 두는 문서가 아닙니다. 혼인 전에 약정 부부재산제를 적법하게 설정하고, 어떤 재산을 공동재산과 개별재산으로 볼 것인지, 한국과 베트남 중 어느 법을 적용할 것인지까지 미리 정하는 제도입니다.
특히 한국·베트남 양국에 부동산이나 회사 지분, 금융자산이 있다면 한 장의 계약서만으로 모든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베트남에서는 혼인 전 공증·인증 요건과 제3자 정보제공 의무를 확인하고, 한국에서는 국제사법상 준거법 선택과 필요한 경우 부부재산계약 등기까지 검토해야 합니다.
2026년 9월부터 한국과 베트남 사이의 공문서 인증은 아포스티유 제도로 간소화됐지만, 이는 문서 인증절차의 간소화일 뿐 혼전계약의 실체적 유효요건까지 바꾸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국제결혼을 준비하면서 재산관계를 미리 정하려면 재산목록 확인 → 준거법 검토 → 혼인 전 계약 작성·공증 → 양국 혼인등록과 필요한 등기를 하나의 일정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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