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는 가족 부양을 거부하면 감옥에 갈까? — 부양의무 거부·회피죄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시우입니다. 

 

한국과 베트남 모두 가족 구성원 사이의 부양을 중요한 법적 의무로 인정합니다. 다만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국가가 개입하는 방식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베트남 법제에서는 혼인과 가족관계를 단순한 사적 관계에 그치지 않고 사회질서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관계로 바라보는 성향이 비교적 강합니다. 앞서 살펴본 ‘일부일처제 위반죄’가 혼인질서를 형법으로 보호하는 대표적인 사례라면, 이러한 특징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조항이 바로 형법 제186조 ‘부양의무 거부·회피죄’입니다.

 

베트남에서는 어떤 경우 가족을 부양하지 않은 행위가 단순한 민사 문제가 아니라 형사사건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가족을 부양하지 않는 것도 범죄가 될 수 있다

형법 제186조 | 부양능력 있는 고의적 거부 | 생명·건강의 위험 | 최대 2년 징역

베트남 형법 제186조는 부양의무 거부·회피죄(Tội từ chối hoặc trốn tránh nghĩa vụ cấp dưỡng)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률상 부양의무가 있고 실제로 이를 이행할 경제적 능력도 있으면서 고의로 부양을 거부하거나 회피하여, 부양받아야 할 사람이 생명 또는 건강이 위험한 상태에 이르게 한 경우 형사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동일한 부양의무 위반으로 이미 행정처분을 받았음에도 다시 위반하는 경우에도 형사처벌이 가능합니다.

 

법정형은 경고, 2년 이하의 비구금 개조형 또는 3개월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입니다.


 

 

2. ‘양육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양육의 범위 | 부모·자녀를 넘어선 부양 | 형제자매·조부모·전 배우자

 

한국인이 이 조항을 보면 흔히 이혼 후 양육비 미지급을 먼저 떠올리지만, 베트남의 법률상 부양의무는 그보다 범위가 넓습니다.

 

베트남 혼인가족법상 부양의무는 부모와 자녀뿐 아니라 형제·자매, 조부모와 손자녀, 일정한 경우 삼촌·고모·이모 등과 조카, 그리고 이혼한 배우자 사이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혼 후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의 양육비 지급은 물론이고, 일정한 요건에서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부모나 조부모에 대한 부양 역시 법률상 의무가 될 수 있습니다. 이혼 후 생활이 곤란한 전 배우자 역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상대방에게 부양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3. 돈을 안 줬다고 곧바로 감옥에 가는 것은 아니다

실질적 부양능력 | 추가 요건 | Decree 282/2025/NĐ-CP | 과태료 500만~1,000만 VND

중요한 것은 단순한 미지급과 형사범죄를 구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제186조가 성립하려면 우선 법률상 부양의무가 존재하고, 의무자에게 이를 이행할 실질적인 경제적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실직·질병 등으로 객관적인 지급능력이 없는 사람까지 동일하게 처벌하는 조항은 아닙니다.

 

여기에 부양거부로 상대방의 생명·건강이 위험해졌거나, 이미 같은 행위로 행정처분을 받고도 다시 위반했다는 추가 요건이 필요합니다.

 

현재 Decree No. 282/2025/NĐ-CP 제43조는 이혼 후 배우자 또는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 등을 거부·회피하는 행위에 500만~1,000만 VND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부양의무를 이행하도록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4. 한국과 비교하면 무엇이 다를까?

한국의 양육비 제재 방식 | 형법전 독립범죄 | 행정제재에서 형사책임으로

한국에서도 부양료나 양육비는 법적 의무이며, 특히 양육비를 고의로 장기간 지급하지 않는 경우 운전면허 정지, 출국금지, 명단공개 등의 제재가 가능합니다. 일정한 요건에서는 감치명령 후에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사람에 대한 형사처벌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베트남 제186조의 특징은 ‘양육비 미지급’이라는 특정 문제에 한정하지 않고 가족법상 부양의무의 고의적인 거부·회피를 형법전 자체가 독립된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결국 베트남법에서 부양의무는 단순히 가족 사이에서 해결할 경제적 문제가 아닙니다. 일정한 수준을 넘어서면 행정제재를 거쳐 형사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법적으로 강제되는 가족관계상의 의무인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법원에서 양육비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아야만 제186조가 적용되나요?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2015년 형법 제정 당시 제186조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부양할 의무가 있는 사람’이라고 규정했지만, 2017년 개정에서 ‘법률에 따라 부양할 의무가 있는 사람’으로 변경됐습니다. 따라서 현행법에서는 법원의 부양명령 자체가 제186조 성립의 필수요건은 아닙니다.

다만 이미 확정된 법원의 판결·결정이 있고, 이를 이행할 능력이 있으면서 강제집행이나 행정처분 이후에도 고의로 집행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제186조가 아니라 형법 제380조 ‘판결·결정 불이행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제186조도 이러한 경우에는 제380조에 해당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Q. 직장을 잃어서 양육비를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도 형사처벌되나요?

 

제186조는 의무자에게 실질적인 부양능력이 있을 것을 요구합니다.

따라서 실직, 중대한 질병, 소득·재산의 상실 등으로 실제 지급능력이 없다면 단순 미지급 사실만으로 곧바로 이 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소득이나 재산이 있으면서 이를 숨기거나 고의적으로 부양을 회피한 정황이 있다면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성년이 된 자녀도 부모에게 생활비를 지급해야 하나요?

 

일정한 경우 가능합니다.

베트남 혼인가족법은 부모와 자녀 사이의 부양의무를 일방향으로만 규정하지 않습니다. 부모가 노동능력이 없고 스스로 생활할 재산도 없는 등 법정요건을 충족한다면 성년 자녀가 부모를 부양해야 할 의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186조는 흔히 생각하는 ‘아버지가 자녀 양육비를 안 주는 경우’만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아닙니다.

 

 

Q. 한국인과 베트남인이 이혼한 뒤 한국인이 한국에서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에도 베트남에서 바로 형사고소할 수 있나요?

 

국제결혼 사건에서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누가 어느 국가에 거주하는지, 이혼 및 양육비 판결이 어느 나라에서 내려졌는지, 한국 판결이 베트남에서 승인·집행될 수 있는지, 부양거부 행위가 어느 국가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되는지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행위자가 한국에 거주하면서 지급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베트남 형법의 역외적용 여부와 외국판결 승인·집행 문제가 함께 발생하므로, 베트남 국내 부양사건과 동일하게 처리할 수는 없습니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베트남 형법 제186조는 부양의무의 존재, 의무자의 실질적인 지급능력, 그리고 생명·건강의 위험이나 행정처분 전력이라는 요건이 함께 충족될 때 비로소 성립합니다. 부양의 범위 또한 양육비에 한정하지 않고 부모·조부모·형제자매·전 배우자까지 넓게 인정되므로, 한국의 양육비 제도만 떠올려 판단하면 실제 결론과 어긋나기 쉽습니다. 특히 국제결혼 가정에서는 어느 나라 판결이 기준이 되는지, 외국판결의 승인·집행이 가능한지까지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이처럼 가족 부양 문제는 가사·행정·형사가 맞물리는 영역이므로, 처음부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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