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형사판결, 한국에서 집행되나요? 그리고 같은 죄목으로 또 처벌받나요?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시우입니다. 

 

베트남에서 몇 년째 사업을 이어온 A씨는 뜻하지 않게 현지 형사사건에 휘말려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낯선 언어와 제도 속에서 가족과 떨어져 수감생활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A씨는 한 가지 생각을 합니다. “남은 형을 한국에서 복역할 수는 없을까?” 그리고 또 하나의 걱정이 생깁니다. “베트남에서 이미 처벌받았는데, 한국에서도 같은 일로 다시 처벌받을 수 있을까?”

 

이 두 질문은 서로 다른 법률문제입니다. 첫 번째는 베트남에서 선고된 형을 한국으로 옮겨 계속 집행할 수 있는지, 즉 국제수형자이송의 문제입니다. 두 번째는 같은 행위에 대해 베트남과 한국이 각각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입니다.

 

두 제도를 구분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베트남에서 받은 형을 한국에서 이어서 복역할 수 있나요?

국제수형자이송의 기본 구조

가능합니다. 다만 베트남 형사판결이 한국에서 그대로 승인되어 자동 집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과 베트남 사이에는 「대한민국과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 간의 수형자이송조약」이 체결되어 있고, 이 조약은 2010년 8월 30일부터 발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베트남에서 자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한국인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한국으로 이송되어 남은 형을 한국 교정시설에서 복역할 수 있습니다.

 

이 제도를 국제수형자이송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베트남 판결을 한국 판결로 다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베트남에서 확정된 형의 집행 장소를 한국으로 옮겨 남은 형을 계속 집행하는 제도입니다.


 

 

어떤 경우에 한국으로 이송될 수 있나요?

국적·확정판결·쌍방가벌성·본인 동의·양국 합의

수형자 본인이 한국으로 옮겨 달라고 요청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이송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베트남에서 선고된 자유형 판결이 확정(징역, 금고, 구류 등 신체의 자유를 빼앗는 형벌)되어 있어야 합니다. 아직 항소·상고 등 재판절차가 진행 중이라면 일반적인 수형자이송 대상이 아닙니다.

 

또한 한국으로 이송되는 사람은 원칙적으로 대한민국 국민이어야 하고, 베트남에서 처벌받은 행위가 한국법에 의해서도 범죄를 구성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베트남에서는 범죄지만 한국에서는 전혀 범죄가 아닌 행위라면 이송요건을 충족하기 어렵습니다.

 

수형자 본인의 자발적인 이송 동의도 필요합니다. 국제수형자이송법은 이 동의를 서면으로 확인하도록 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범죄의 내용, 공공의 이익, 교정·교화와 사회복귀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이송 여부를 판단합니다.

 

무엇보다 국제수형자이송은 한쪽 국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절차가 아닙니다. 베트남과 한국 양국이 모두 이송에 동의해야 실제 이송이 이루어집니다.

 

정리하면 핵심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 베트남에서 자유형 판결이 확정되었을 것
  •    • 이송 대상자가 대한민국 국민일 것
  •    • 해당 행위가 한국법상으로도 범죄에 해당할 것
  •    • 수형자 본인이 이송에 동의할 것
  •    • 한국과 베트남 양국이 이송에 동의할 것

 

따라서 가족과 가까운 한국에서 복역하고 싶다는 사정만으로 이송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개별 사건에서 조약과 양국 국내법이 정한 요건 및 정부의 심사를 모두 거쳐야 합니다.


 

 

베트남에서 처벌받았어도 한국에서 다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외국판결과 일사부재리

이제 두 번째 문제입니다.

 

한국인이 베트남에서 범죄를 저질러 이미 베트남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면 같은 행위로 한국에서 다시 기소될 수 있을까요?

 

법적으로 가능합니다.

 

한국 헌법은 동일한 범죄에 대해 거듭 처벌받지 않는 일사부재리 원칙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외국 법원의 판결에 대한민국 법원의 확정판결과 동일한 기판력을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 형법 제3조는 대한민국 영역 밖에서 죄를 범한 대한민국 국민에게도 한국 형법을 적용하도록 규정합니다.

 

따라서 한국인이 베트남에서 한 행위가 베트남법뿐 아니라 한국 형법상으로도 범죄에 해당하면, 베트남에서 먼저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한국의 형사관할권이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인이 베트남에서 한국 형법상 횡령·배임·사기 등에 해당할 수 있는 행위를 했다면, 베트남 재판과 별도로 한국에서도 수사와 재판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실제 한국에서 다시 기소되는지는 한국법상 범죄 성립 여부, 증거 확보 가능성, 공소시효, 사건의 중대성 등 여러 요소에 따라 달라집니다.


 

 

베트남에서 이미 복역한 기간은 어떻게 되나요?

형법 제7조와 외국형 산입

같은 행위로 한국에서도 다시 재판받을 수 있다면 “결국 같은 범죄로 형을 두 번 전부 살아야 하나?”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이를 조정하는 규정이 형법 제7조입니다.

 

현행 형법 제7조는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실제로 집행된 사람에 대해서는 그 집행된 외국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한국에서 선고하는 형에 산입하도록 규정합니다.

 

예를 들어 베트남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실제로 3년을 복역한 뒤 동일한 행위로 한국에서도 유죄판결을 받는 경우, 베트남에서 실제 집행된 형을 한국의 형에 반영하게 됩니다.

 

이 제도는 외국판결 자체에 일사부재리 효력을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에서 다시 유죄판결을 할 수는 있지만, 외국에서 이미 실제로 받은 형벌을 고려하여 이중적인 형 집행 부담을 조정하는 제도입니다.

 

다만 외국에서 집행된 형과 한국에서 선고되는 형의 종류가 서로 다를 수도 있으므로, 단순히 “해외에서 하루 복역하면 한국 형기에서 정확히 하루씩 빠진다”고 이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실제 산입 범위는 외국에서 집행된 형의 종류와 내용 등을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베트남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외국 무죄판결·재판 확정 전 구금

베트남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판결이 한국 법원을 구속하는 것은 아닙니다.

 

외국의 무죄판결에도 국내 일사부재리 효력이 그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한국 수사기관과 법원은 같은 행위의 범죄 성립 여부를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미결구금, 즉 유죄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수사·재판을 받으면서 구금되어 있던 기간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인이 베트남에서 체포되어 1년 동안 구금 상태로 재판을 받은 뒤 최종적으로 무죄판결을 받고 석방되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후 한국에서 같은 행위로 다시 재판을 받는다면 베트남에서 구금되었던 1년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문제가 됩니다.

 

대법원 다수의견은 외국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경우 그 이전의 미결구금 기간을 형법 제7조의 ‘외국에서 실제 집행된 형’으로 직접 보아 산입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그 구금기간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 법원은 외국에서 장기간 구금되었던 사실과 그 경위 등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사유, 즉 형량을 정할 때 고려하는 사정으로 반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구분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베트남 유죄판결 후 실제 복역 → 형법 제7조에 따라 외국에서 집행된 형을 반영

베트남에서 재판 전 구금 후 무죄 → 형법 제7조상 직접 산입은 어렵지만 한국 재판의 형량 결정에서 고려 가능


 

 

자주 묻는 질문 (FAQ)

 

Q. 베트남에서 복역 중인데 한국으로 옮겨 남은 형을 살 수 있나요?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과 베트남 사이에는 수형자이송조약이 발효되어 있습니다. 다만 판결 확정, 대한민국 국적, 한국에서도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일 것, 수형자의 동의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최종적으로 한국과 베트남 양국이 이송에 동의해야 합니다.

 

 

Q. 베트남에서 벌금형만 받았는데 한국에서 다시 문제될 수 있나요?

 

같은 행위가 한국 형법상 범죄에 해당하고 한국의 형사관할권이 인정된다면 한국에서도 수사·재판이 가능합니다. 베트남에서 벌금형이 실제로 집행된 경우에는 한국 재판에서 형법 제7조에 따른 외국형 산입 문제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Q. 베트남 판결을 받은 뒤 한국으로 귀국하면 베트남으로 다시 인도될 수 있나요?

 

한국과 베트남 사이에는 범죄인인도조약이 발효되어 있으므로 베트남이 형 집행 등을 위해 범죄인 인도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실제 인도 여부는 범죄의 종류와 조약상 요건·거절사유 등을 기준으로 별도로 심사합니다. 한국으로 귀국했다는 사실만으로 베트남 판결의 집행 문제가 모두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Q. 베트남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는데도 한국에서 다시 기소될 수 있나요?

 

법적으로 가능합니다. 외국의 무죄판결이 한국 법원에 국내 확정판결과 같은 일사부재리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베트남에서 재판을 받으면서 장기간 구금되었다면 그 사정은 한국에서 형량을 정할 때 유리한 요소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베트남 형사판결과 한국의 관계에서는 수형자이송과 한국에서의 재처벌 문제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베트남 판결이 한국에서 자동으로 집행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과 베트남 사이에는 수형자이송조약이 발효되어 있으므로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베트남에서 복역 중인 한국인이 한국으로 이송되어 남은 형을 계속 복역할 수 있습니다.

 

반면 베트남에서 유죄 또는 무죄판결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같은 행위에 대한 한국의 형사관할권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법상 범죄가 성립하면 한국에서도 별도로 재판받을 수 있고, 베트남에서 실제로 집행된 형이 있다면 형법 제7조에 따라 이를 한국에서 선고되는 형에 반영합니다.

 

따라서 베트남에서 형사사건이 진행되고 있거나 이미 판결이 확정된 한국인은 베트남 현지 재판 대응, 한국으로의 수형자이송 가능성, 한국에서의 추가 형사책임, 범죄인인도 가능성을 각각 구분하여 검토해야 합니다. 법무법인 시우는 베트남 현지 로펌과의 협업을 바탕으로 한·베 형사사건의 대응방향과 수형자이송·범죄인인도 등 국경을 넘는 형사법률 문제를 함께 검토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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