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시우입니다.
호치민에 부임한 한 한국인 주재원은 시내의 깔끔한 아파트를 소개받고 그 자리에서 계약서에 서명했습니다. 보증금 3개월치를 건넸고, 매달 월세도 꼬박꼬박 냈습니다. 그런데 계약 만료 후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자 임대인은 "벽에 흠집이 났다"며 대부분을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계약서에는 보증금 반환 조건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지 않았고, 나중에 확인해 보니 계약 상대방은 실제 소유자도 아니었습니다.
베트남에서 이런 분쟁은 드물지 않습니다. 세입자가 특별히 부주의해서라기보다, 베트남의 임대차 법 체계가 한국과 다르다는 점을 모른 채 한국식 감각으로 계약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세입자를 강하게 보호하지만, 베트남에서는 계약서에 무엇을 어떻게 적었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오늘은 베트남에서 아파트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 서명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핵심 포인트를 순서대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베트남 임대차는 "계약서가 곧 권리"입니다
한국의 주택임대차보호법 같은 세입자 특별보호법은 없습니다

베트남의 주택 임대차는 주택법과 민법의 일반 규정으로 규율됩니다.
한국에는 세입자를 보호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있습니다. 전입신고와 점유를 통한 대항력, 보증금 우선변제권, 계약갱신요구권, 계약갱신요구권(2+2년), 전월세 인상 상한(5%) 같은 장치가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베트남에는 이러한 세입자 특별보호법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베트남에서도 임대인과 임차인의 권리·의무는 법으로 정해져있지만, 한국처럼 법이 자동으로 보증금이나 계약갱신을 강하게 보호해 주는 구조는 아닙니다.
⚠️ 베트남 임대차에서는 "법이 알아서 지켜주는" 부분이 제한적입니다. 계약서에 적힌 내용이 세입자 권리의 출발점이 됩니다.
서명 전 체크사항 - 임대인이 적법하게 임대할 권한이 있는가
토지사용권증서(핑크북)와 계약 상대방의 일치여부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이 사람이 정말 이 집을 빌려줄 권한이 있는가"입니다. 베트남에서 아파트의 소유권은 보통 토지사용권증서(핑크북)로 확인합니다. 이 증서에는 소유자, 부동산의 표시, 면적, 사용 목적, 그리고 담보권 등 주요권리관계가 기재됩니다.
실무상 집을 보여주는 사람과 증서상 소유자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중개인일 수도 있고, 가족일 수도 있으며, 기존 세입자가 다시 임대하는 전대차일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반드시 소유자 본인 또는 유효한 위임장을 가진 대리인과 계약해야 합니다. 권한이 없는 사람과 계약하면 보증금 반환, 퇴거, 수리비 분쟁에서 크게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계약 전에는 최소한 다음 자료를 확인해야 합니다.
✓ 핑크북 원본 또는 공증 사본으로 소유자 확인
✓ 계약 상대방의 신분증·여권과 증서상 명의 대조
✓ 대리인이 서명하는 경우위임장 확인
✓ 전대차라면 원소유자의 서면 동의 확인
✓ 근저당, 압류, 분쟁, 매각 예정 등 권리 하자 확인
특히 법인명의로 임차하거나 회사가 직원 숙소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계약 상대방, 세금계산서 발행 주체, 임대 목적이 모두 맞아야 합니다. 단순 거주용인지, 직원 숙소인지, 사무실 겸용인지에 따라 세무·관리규정 문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계약서 핵심 조항 - 보증금·월세·기간·세금
분쟁의 대부분은 이 네 가지에서 시작됩니다

첫째, 보증금입니다.
보증금은 통상 월세의 1~3개월분으로 정하는경우가 많고, 법정 상한이 명확히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계약서에 보증금 반환 시점, 반환 방법, 공제 가능한 항목을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입주 전에는 벽, 바닥, 가구, 가전제품 상태를 사진과 영상으로 남기고, 인수인계서에 첨부해야 합니다. 보증금 분쟁 대부분은 ‘정상적 사용 흔적’인지 ‘세입자 과실’인지에서 시작됩니다.
둘째, 임대료와 인상 조건입니다.
베트남에서는 한국식 전월세 인상 상한 제도가 없습니다. 따라서 임대료 및 인상 조건에 대해 계약서에서 정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임대료 지급일, 연체이자, 관리비·주차비·인터넷·전기·수도 요금 부담도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셋째, 통화와 지급 방식입니다.
베트남 국내 거래는 원칙적으로 베트남 동(VND)으로 표시·지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임대료를 달러로 정하거나 달러로 지급하는 구조는 외환관리 규정상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외국인 세입자라도 베트남 내 주택 임대료는 VND 기준으로 정하고, 은행 송금 등 증빙이 남는 방식으로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넷째, 세금 부담입니다.
개인 임대인의 임대소득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와 개인소득세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납세의무자는 임대인이지만, 실무에서는 임대료를 ‘세금 포함(gross)’으로 볼지, ‘세금 별도(net)’로 볼지를 두고 분쟁이 생깁니다. 세금계산서가 필요한 경우 세액을 누가 부담할지도 미리 정해야 합니다.
외국인 세입자라면 임시거주신고가 핵심입니다
신고 누락은 비자·거주증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외국인이 베트남에 거주하려면 임시거주신고(tạm trú)가 필요합니다. 원칙적으로 임대인 또는 숙소 관리자가 관할 공안에 신고해야 합니다. 외국인이 입주했는데 신고가 누락되면 임대인에게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고, 세입자도 비자 연장, 임시거주증(TRC) 발급·갱신, 거주지 확인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일부 임대인이 세금 노출이나 행정 부담을 이유로 임시거주신고를 미루거나 피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외국인 세입자는 계약서에 임대인의 임시거주신고 협조 의무, 신고 기한, 필요한 서류 제공 의무를 명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편 주택 임대차계약은 매매계약과 달리 공증이 법상 필수는 아닙니다. 다만 외국인 세입자, 장기계약, 고액 보증금, 법인 임차의 경우에는 베트남어본 계약서를 두고, 필요하면 공증 또는 서명 인증을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계약 도중 임대인이 집을 팔았다며 나가라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집이 팔렸다는 이유만으로 임차인이 당연히 나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베트남 주택법은 임대차 기간이 남아 있는 주택의 소유권이 이전되더라도, 원칙적으로 임차인이 남은 기간 동안 계속 거주할 수 있고 새 소유자가 기존 임대차계약을 승계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계약서에 달리 정한 내용이 있거나, 계약 상대방이 실제 소유자가 아니었거나, 전대차에 원소유자의 동의가 없었던 경우에는 분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계약서에는 “소유권이 이전되더라도 기존 임대차는 새 소유자에게 승계된다”는 조항을 명확히 두고, 월세 지급내역과 입주 사실을 증빙으로 남겨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소송밖에 방법이 없나요?
먼저 계약서상 반환 조건, 입주 당시 사진·영상, 인수인계서, 월세·공과금 납부내역을 근거로 협상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합의가 되지 않으면 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시간과 비용이 듭니다. 그래서 보증금 반환 조건과 공제 범위를 계약서에 미리 명확히 적어 두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예방책입니다.
Q. 계약서를 한국어나 영어로만 작성해도 되나요?
권하지 않습니다. 베트남 부동산 관련 계약은 원칙적으로 베트남어본을 기준으로 작성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한국어·영어 번역본을 함께 둘 수는 있지만, 공안 신고, 세무 처리, 법원 분쟁은 베트남어 자료를 기준으로 진행됩니다. 따라서 계약서는 베트남어본과 번역본을 함께 작성하고, 두 언어본이 충돌할 경우 어느 언어본이 우선하는지 정해 두어야 합니다.
Q. 단기 렌트(1~3개월)도 같은 주의가 필요한가요?
네. 기간이 짧아도 임시거주신고 의무와 보증금 분쟁 위험은 동일하게 발생합니다. 오히려 단기일수록 임대인이 신고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아 더 주의해야 합니다.

베트남 아파트 임대차계약은 한국식 임대차와 다릅니다. 한국처럼 세입자를 두텁게 보호하는 특별법이 있는 구조가 아니므로, 계약서 문구 하나하나가 곧 권리의 기준이 됩니다. 특히 소유자 확인, 보증금 반환, 임대료 인상, 세금 부담, 임시거주신고는 서명 전에 반드시 정리해야 합니다.
좋은 집을 찾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안전한 계약서를 만드는 것입니다. 계약서 검토는 분쟁이 발생한 뒤가 아니라 서명 전에 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아파트를 임차하려는 외국인, 주재원, 법인 담당자라면 계약 전 단계부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위험 요소를 점검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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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시우에는 베트남·중국·일본 등 국제거래 및 투자구조 설계 전반을 직접 수행해 온 오형철 대표변호사와
베트남 호치민 법률 사무 경력 10년의 미국 변호사 이찬빈 전문위원 등 다수의 베트남 전문가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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