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시우입니다.
외국인이 베트남에서 토지를 자유롭게 매입할 수 없다는 사실은 기존 칼럼에서 여러 차례 다루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시세차익이나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베트남인 배우자, 연인 또는 지인의 명의를 빌려 토지를 매입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문제는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거나 당사자 사이의 관계가 악화되었을 때 발생합니다. 명의자가 자신의 소유권을 주장하거나 투자자의 동의 없이 토지를 처분한다면, 실제 투자자는 자신의 투자금과 수익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거래이므로 투자금조차 돌려받지 못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거래의 효력과 별개로 투자자의 금전적 권리는 보호받을 수 있을까요?
지난 칼럼에서는 베트남 판례제도의 개념과 법적 효력을 소개했습니다. 이번 베트남 판례 시리즈 첫 번째 칼럼에서는 외국인의 토지 차명매입에 관한 판례 제02/2016/AL호를 통해 이러한 분쟁을 베트남 법원이 실제로 어떻게 판단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사건의 시작: 누나가 매입한 토지를 동생이 팔아버렸다?
재외베트남인 · 차명매입 · 매각대금 분쟁

1993년 네덜란드에 이민하여 거주하던 베트남 출신 A씨는 고향인 속짱의 농지를 매입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해외 거주 베트남인의 토지사용권 취득이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베트남 국적자인 친동생 B씨의 명의로 토지를 등록하고, 동생 부부가 경작·관리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2004년 B씨가 누나의 동의 없이 토지를 제3자에게 매각했습니다. A씨는 실제 매입대금을 지급한 사람이 자신이라며 매각대금 반환을 청구했지만, B씨는 자신이 토지의 정당한 소유자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사건은 최고인민법원의 감독심까지 이어졌으며, 2010년 감독심 결정 제27/2010/DS-GĐT호의 법리가 2016년 공식 판례 제02/2016/AL호로 선정되었습니다.
2. 법원의 판단: 무효인 거래라도 시세차익을 인정할까?
거래의 효력 · 투자원금 · 가치 상승분

이 사건의 핵심은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토지 취득과 그 과정에서 발생한 금전적 이익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였습니다.
외국인의 취득 제한을 위반한 차명거래는 원칙적으로 무효의 문제가 발생하며, 무효인 거래에서는 당사자들이 주고받은 재산을 반환하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그렇다면 실제 투자자는 최초 지급한 매입원금만 돌려받고, 그동안 발생한 토지 가치 상승분은 포기해야 할까요?
당시 항소심은 A씨에게 최초 매입원금만 반환하고, 나머지 가치 상승분은 국고에 귀속시켰습니다. 그러나 최고인민법원은 이러한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최고인민법원은 최초 매입원금은 실제 투자자에게 반환하되, 토지 가치 상승분은 명의자의 관리·보존·개량 등에 대한 기여도를 평가하여 배분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기여도를 정확히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양측의 기여도를 동등하게 보아 가치 상승분을 절반씩 배분하도록 했습니다.
즉, 토지사용권 취득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실제 투자자는 매입원금뿐 아니라 토지 가치 상승분에 대해서도 금전적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고인민법원은 이러한 법리에 따라 기존 판결을 파기하고 재심리를 명령했습니다.
3. 한국인에게도 적용될까? 일반 외국인에게 적용된 판결
재외베트남인 · 대만 국적자 · 후속 판결

여기서 한국인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판례의 당사자는 베트남계 해외거주자, 즉 재외베트남인(Người Việt Nam định cư ở nước ngoài)이었습니다. 그동안 베트남계가 아닌 일반 한국인에게도 동일한 법리를 적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쟁점으로 작용하였습니다.
실제로 베트남 법원은 외국인 지위를 전제로 판례 제02/2016/AL호를 적용한 사례가 있습니다.
2017년 빈즈엉성 투언안 지역 인민법원은 대만 국적자가 베트남인 명의로 토지와 공장 등을 취득한 사건에서 해당 판례를 적용했습니다. 법원은 실제 투자자의 권리를 인정하여 부동산 평가액과 임대수익 일부를 합한 약 408억 동의 반환을 명령했습니다.
2020년에는 호찌민시 고급인민법원이 말레이시아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베트남 여성 명의로 주택을 매입한 분쟁에서 같은 판례를 적용했습니다.
당시 매입대금은 28억 동이었지만 주택 가치는 43억 8,000만 동으로 상승했습니다. 법원은 투자원금 28억 동에 가치 상승분의 절반인 7억 9,000만 동을 더해 총 35억 9,000만 동의 반환을 인정했습니다.
두 판결은 판례 제02/2016/AL호의 법리가 재외베트남인 사건을 넘어 일반 외국인의 차명거래 분쟁에도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한국인 역시 유사한 분쟁에서 매입원금과 가치 상승분에 대한 반환청구의 근거로 해당 판례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4. 판례의 의미와 한계: 차명매입의 안전장치가 될까?
2024년 토지법 · 반환청구 · 법적 위험

현행 2024년 토지법 제4조와 제28조는 토지사용권의 취득 주체와 방법을 규정하고 있으며, 일반 외국인 개인의 자유로운 토지사용권 양수는 허용하지 않습니다. 한편 2023년 주택법 제17조는 일정한 요건 아래 외국인의 주택 취득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판례 제02/2016/AL호는 이러한 취득 제한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차명거래로 발생한 금전적 분쟁을 해결하는 기준을 제시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 판례를 차명매입의 안전장치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판례 적용 여부는 실제 투자관계, 거래 당시의 법률, 계약의 효력 및 당사자의 기여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또한 반환판결을 받더라도 명의자의 재산상태에 따라 실제 채권회수에는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국 판례는 이미 발생한 분쟁의 해결 근거가 될 수 있지만, 투자 단계에서 법률상 취득 제한을 우회할 수 있는 근거는 아닙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차명계약서가 없어도 투자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원판례에서도 법원은 매도인의 증언, 대금 지급 경위 및 당사자의 진술을 종합하여 실제 투자자를 판단했습니다. 송금내역, 영수증, 메시지 등 거래관계를 입증할 자료가 중요합니다.
Q. 베트남인 배우자 명의로 매입한 토지도 같은 판례를 적용할 수 있나요?
배우자 명의의 부동산은 혼인 중 형성된 공동재산인지, 일방의 특유재산인지에 대한 판단이 먼저 필요합니다. 혼인관계와 재산 형성 경위에 따라 적용 법리와 반환청구 범위가 달라집니다.
Q. 명의자가 아직 토지를 매각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도 금전적 정산을 청구할 수 있는 사례가 있습니다. 2020년 후속 판결에서는 명의자가 주택을 계속 보유한 상태에서 평가된 주택 가치를 기준으로 반환금액을 산정했습니다.
판례 제02/2016/AL호는 토지 취득 제한과 실제 투자자의 금전적 권리를 구분하여 판단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일반 외국인에게도 해당 법리를 적용한 후속 판결이 존재하므로 한국인 투자자 역시 투자금과 가치 상승분에 관한 반환청구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판례에 따른 금전적 구제 가능성과 차명매입 자체의 적법성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베트남 부동산 투자는 처음부터 적법한 취득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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